정부는 춘천~속초 간 고속화철도 건설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환동해·북방시대의 거점 기능이 강조되고 있는 설악권과 수도권을 잇는 철도 노선은 중요한 기간 교통망이다.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 관계가 풀리고, 환동해 북방교역이 활성화되면 수도권과 동해 북부권을 잇는 철도 노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 전체적으로 도로, 철도교통망 가운데 유일하게 빠진 구간이 동해 북부권과 접경지역이다. 지정학적 중요성을 살리고, 국가의 기간 교통망을 구축하며, 지역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것이 춘천~속초 간 고속화철도 사업이다.
설악권을 찾는 2,000만 명 이상의 서울과 수도권 관광객은 물론 서울 수도권 충청권의 다양한 물류가 춘천~속초 간 고속화철도를 통해 설악권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는 경제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북방교류와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절실한 이 철도는 타당성과 경제성이 수차례에 걸쳐 검증되었음에도 미루어지고 있다. 1989년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내놓은 첫 타당성 조사에서 춘천~속초 간 고속화철도는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11조 원에 이르고 8만 명의 고용 효과를 창출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최근 환동해권 주변국은 동해를 통한 국익 추구를 국가적 어젠다로 설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엄청난 투자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춘천~속초 고속화철도가 조기에 건설돼야 하는 이유다. 춘천~속초 고속화철도 노선이 지나는 6개 시·군의 시장·군수와 시·군의장들은 지난 2일 내년도 예산에 이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을 반영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귀담아들어야 한다.
춘천~속초 간 고속화철도는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처음 제시된 이후 대선 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거론됐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1일 경춘선 복선전철 준공식 축사에서 춘천~속초 간 고속화철도의 조기 착공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표명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강원도민들은 믿어도 좋다'고까지 했다.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며 경제성이 있고 대통령까지 지원 약속을 한 춘천~속초 간 고속화철도 사업이 내년 예산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이보다 큰 실망은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정부의 조속한 정책적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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